충북 청주 평동전통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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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와 떡

각 민족은 생활 기반이 되는 자연환경과 독특한 생활양식에 의해 그 나름대로의 절식을 만들어 먹으며 발전시키는 법이다. 우리 민족도 예외는 아니어서 계절이 바뀌는 절기마다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여기에서 떡은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시절식이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1943년)에도 '대체로 떡이라고 하는 것은 철을 찾아 만드는 것이니, 정월이월은 송편을 만들고 이월보터는 개피(갑히)떡과 산병, 꼽장떡을 만들되, 삼월에도 같이 하며, 사오월에는 잔절편을 만들고, 육칠월엔 증편과 깨인절미와 밀쌈을 만들고, 또 깨편을 만들고, 팔월엔 호박떡과 오려쌀송편을 만들고, 구월엔 말텁떡과 밤경단과 주악을 만들고, 시월에는 밤경단만 만들고, 콩경단과 쑥구리를 만들되 십이월까지 만드는 법이니라'고 하여 절기마다 달라지는 떡의 종류를 열거하고 있다. 이렇듯 절기마다 그때그때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구해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떡은 보통 신에게 바치거나 이웃, 친척간에 나누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래는 각 절기별로 어떤 떡을 해 먹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본다.

절기와 시기, 떡, 내용.
절기 시기 내용
설날 음력 1월 1일 흰떡국 정조다례(正朝茶禮)에는 흰 떡가래로 떡국을 끓여 먹었다. 설날은 천지 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고 순수무구한 경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을 첨세병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하나 더하게 되기 때문이다. 쌀 생산이 적은 북쪽 지방에서는 만두국이나 떡만두국으로 떡국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흰떡 외에도 찹쌀, 차조, 기장, 차수수 등 찰곡식으로 만든 인절미와 거피팥, 콩가루, 검은깨, 잣가루 등으로 고물을 입힌 찰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정월 대보름 음력 1월 15일 약식 상원(上元), 즉 정월 대보름에는 묵은 나물, 복쌈, 부럼, 귀밝이술 등과 함께 약식을 만들어 먹었다. 까마귀가 왕의 생명을 구해주어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까마귀가 좋아하는 대추로 까마귀 깃털색과 같은 약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후대에 전해오면서 까마귀에겐 주지 않고 밤, 잣 등 여러 가지 견과류와 꿀을 넣어 사람들이 먹게 되었다고 한다.
중화절 음력 2월 1일 약식 이월 중화절(中和節)에는 볏가릿대에서 벼이삭을 내려 커다란 송편을 빚은 후 노비들에게 자기 나이수대로 먹이는 풍습이 있었다. 새해 농사를 시작하는 마당에 수고를 아끼지 말라는 뜻에서 상전이 노비를 대접하는 것이다. 이날 빚은 송편을 "노비송편" 혹은 이월 초하룻날 빚는다 하여"삭일송편"이라 한다. 또 궁중에서는 왕이 재상과 신하들에게 자(尺)를 하사하였는데 이 역시 농사일에 힘쓰라는 뜻이었다.
삼짇날 음력 3월 3일 진달래꽃 삼월 삼짇날은 만물이 활기를 띠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날로, 집안의 우환을 없애고 소원 성취를 비는 산제를 올렸다. 이 날에는 화전놀이라 하여 찹쌀가루와 번철을 들고 야외로 나가 진달래꽃을 따다 그 자리에서 진달래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행사가 바로 이 삼짇날 화전놀이었다.
한식 음력 3월 쑥절편, 쑥단자 한식날에는 어린 쑥을 넣어 절편이나 쑥단자를 만들어 먹었다. 쑥절편이나 쑥단자는 봄의 대표적인 절식으로 누구나 즐기는 떡이기도 하다. 사월 초파일은 석가의 탄생을 경축하기 위한 날이다. 본래는 불가에서만 경축하였으나 고려시대 이후 일반인들도 명절로 지키게 되었다. 이날엔 느티나무에 새싹이 돋게 되므로 어린 느티싹을 넣은 느티떡을 해 먹거나 흔해진 장미꽃을 넣어 장미화전을 부쳐먹었다. 혹은 석남잎으로 석남엽병을 만들기도 했다.
초파일 음력 4월 8일 느티떡 석가탄신일을 경축하며 느티떡을 만들어 먹었다.
단오 음력 5월 5일 시루떡, 수리취절편 오월단오는 천중절(天中節), 수릿날, 중오절(重五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이 날에는 단오차사를 거피팥시루떡을 만들어 지내고 앵두차사라 하여 앵두를 천신하기도 하였다. 떡으로는 수리취절편도 곧잘 해먹었는데, 떡살의 문양이 수레바퀴 모양이라고 하여 차륜병이라 불렀다. 그 외에 햇쑥으로 버무리, 절편, 인절미를 만들어 쑥의 향취로 봄을 느끼는 떡을 많이 해 먹었다.
유두 음력 6월 15일 떡수단 유월 보름인 유두일에는 아침 일찍 밀국수, 떡, 외, 과일 등을 천신하고 떡을 만들어 논에 나가 농신께 풍년을 축원하였다. 절식으로는 상화병이나 밀전병을 즐겼고, 더위를 잊기 위한 음료수로 꿀물에 둥글게 빚은 흰떡을 넣은 수단을 만들어 먹었다.
삼복 음력 6월 밀설구, 주악 삼복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을 정한 것으로 더위를 이기고, 건강을 비는 뜻에서 밀설구나 주악을 만들어 먹었다.
칠석 음력 7월 7일 찰떡 칠월 칠석에는 올벼를 가묘에 천신하고 흰쌀로만 만든 백설기를 즐겼다. 또 삼복에는 깨찰떡, 밀설기, 주악, 증편을 많이 해먹었다. 특히 삼복 때 증편을 즐긴 것은 술로 반죽하여 발효시킨 후 찐 떡이라 더위에도 쉽게 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주악 또한 쉽게 상하지 않아 이 시기에 많이 해먹었다. 백중절에는 망혼을 위하여 절에서 제를 올린다.
추석 음력 8월 15일 송편, 시루떡 팔월 한가위에는 햅쌀로 시루떡, 송편을 만들어 조상께 감사하며 제사를 지낸다. 송편이라는 이름은 떡을 질 때 솔잎을 켜마다 깔고 찌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날 만드는 송편은 이르게 익은 벼, 곧 올벼로 빚은 것이라 하여 "오려송편"이라 부르는데, 이는 이월 중화절의 삭일송편과 구분지어 부르는 이름이기도 했다. 이 밖에 찰떡 곧 인절미도 만들어 먹었다.
중앙절 음력 9월 9일 국화전 구월 구일 중양절(重陽節)은 추석 제사 때 못 잡순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이날 시인과 묵객들은 야외로 나가 시를 읊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풍국(楓菊)놀이를 즐겼다. 이때엔 주로 국화주나 국화꽃 잎을 띄운 향기로운 가양주와 함께 국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도 했다. 또 삶은 밤을 으깨어 찹쌀가루에 버무려 찐 밤떡도 즐겨 먹었다.
상달 음력 10월 시루떡 (붉은팥) 시월은 일 년 중 첫째가는 달이라 하여 상달이라고도한다. 상달에는 당산제와 고사를 지내며 마을과 집안의 풍요를 빌었다. 고사를 지낼 때는 백설기나 붉은팥시루떡을 만들어 시루째 대문, 장독대, 대청 등에 놓고 성주신을 맞이하여 빈다. 이 때에는 애단자와 밀단고도 빚어 먹었다. 그리고 상달 오일(午日), 즉 말날인 무오일에는 팥시루떡을 시루째 마구간에 갖다 놓고 말이 병나지 않기를 빌었다.
동지 음력 11월 팥죽 (찹쌀경단) 동짓달의 동짓날은 절기상 죽어가던 태양이 다시 살아나는 날이다. 이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아졌다가 다시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날을 축하해 "작은 설"이라고도 하며 특별히 떡을 만들지는 않으나 찹쌀경단을 넣어 끓인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섣달그믐 음력 12월 30일 온시루떡 섣달은 납향(臘享)하는 날인 납일이 들어 있다고 해서 납월(臘月)이라고도 한다. 납일은 동지 뒤 셋째 미일(未日)로 이날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낸다. 납월에는 골동반, 장김치 등과 함께 팥소를 넣고 골무 모양으로 빚은 골무떡을 즐겨먹는다. 특히 섣달 그믐에는 온시루떡과 정화수를 떠놓고 고사를 지내고, 색색의 골무떡을 빚어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우리 조상들은 계절의 변화에 뒤질세라 사계절 24절기마다 그때그때 걸맞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고 그런 풍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떡은 그 중 가장 중요한 음식의 하나여서 일년 열두달 떡을 해먹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달과 떡

뚜렷한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각 계절마다 명절과 절기가 있었고 또 그 절기에 맞춰 행해지는 풍속 또한 매우 다양했던 듯하다.
이들 절기 때면 보통 그 계절에 맞는 떡과 과자, 화채 등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데 이를테면 삼월삼짇날 꽃놀이를 가서 진달래 꽃잎을 찰떡에 붙여 지져먹는 화전놀이를 하거나 오미자화채에 진달래 꽃잎을 띄워 마셨다.
이렇게 계절의 정취를 만끽할 만한 여유가 점점 없어져 가고 있는 요즘, 각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다과상을 마련하여 가정에서나 찻집에서 대접한다면 대접받는 이나 대접하는 이의 마음 또한 한층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떡과 화채는 우리 전통 음식 중 가장 계절의 미각과 멋을 느끼게 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봄에는 쑥이나 꽃을 이용한 쑥설기나 쑥절편, 개피떡, 화전 등에 새콤달콤한 오미자 화채를, 여름에는 잘 쉬지 않는 깨고물을 쓴 찰편이나 술을 넣어 부풀린 중편, 찰떡을 지진 주악에 시원한 꿀물이나 과일을 곁들인다.
가을에는 그 해 수확한 잡곡과 햇과일을 넣은 떡에 음료는 따뜻한 차가 적당하다. 겨울에는 주로 곶감, 밤, 대추를 넣은 메떡이나 찰떡, 단자, 두텁떡 등을 많이 해먹는데 차는 온기를 더해주는 따뜻한 유자차나 모과차가 좋다.
특히 정월에는 떡국 차례에 쓰이는 흰떡을 물들여 떡살로 찍어내는 절편에 유과나 엿강정, 엿 등을 곁들이고, 추석에는 햅쌀에 햇곡식과 과일을 소로 하여 빚은 송편, 햇과일로 만든 조과류나 화채가 어울린다. 한과류는 거개 엿이나 꿀이 들어가므로 눅어지기 쉬운 더운 계절에는 잘 만들지 않고, 숙실과나 정과, 다식 등은 가을철, 특히 추석 즈음에 많이 해먹는다.

1월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의 다과상에는 꽃절편이나 골무병 등에 깨강정을 곁들이고 음료로는 수정과나 생강차, 인삼차를 달여 내는 것이 좋다. 깨강정은 참깨, 들깨, 검은깨 등을 볶아 엿물을 섞어 버무려 식힌 뒤 판판하게 눌러서 썰면 된다. 수정과는 생강과 계피를 다린 물에 단맛을 낸 뒤 주머니 곶감을 건지로 넣어 물러지면 먹는다. 각 계절 다과상에 올려지는 다과의 종류가 다달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융통성있게 그때그때 나오는 재료를 계절에 맞추어 먹을 수 있게 하면 된다. 제철 재료를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인접한 달일 경우 서로 겹칠 수도 있다. 이를테면 1월 다과상의 깨강정이 2월 다과상에 올려질 수도 있다.

2월

약식이나 꽃인절미 등에 유과를 겉들이고 음료는 원소병이나 유자차를 함께 낸다. 유과는 찹쌀을 삭혀 가루로 만들어 익힌 것을 말려두었다가 기름에 튀겨내어 집청한 다음 고물을 묻힌 것으로 모양에 따라 빙사과, 연사과, 산자, 세반강정 등 이름을 달리해 부른다. 원소병은 찬물에 꿀을 타서 단맛을 내고 소를 넣어 빚은 작은 경단을 삶아서 그 물에 띄워서 먹는 음료다. 원소병은 특히 대보름날 만월을 떠올리게 하는 절식 음료이다.

3월

떡은 주로 진달래꽃을 붙인 화전이 많이 쓰이나 화전 대신 웃지지나 복령병도 쓰인다. 과자는 쌀강정을, 음료로는 오미자화채나 진달래화채를 곁들인다. 쌀강정은 밥알을 씻어 말려서 튀긴 다음 물엿을 넣고 버무려 반대기를 지은 다음 굳혀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면 되는데, 유자나 대추, 해바라기씨 등을 넣어 색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진달래화채는 말린 오미자 열매를 냉수에 담가 우려낸 것을 겹체에 받쳐서 설탕으로 맛을 내는데 건지로는 진달래꽃을 주로 쓰고 철이 아닐 때에는 배를 띄워서 낸다.

4월

쑥이 많이 나는 철이니만큼 쑥설기가 주로 올려지고 삼색편, 콩설기, 느티떡, 개피떡 등도 가능하다, 과자는 매작과 차수과를, 음료로는 청면이나 순채화채, 장미화채 등을 곁들인다. 매작과는 매엽과라고도 하는데, 밀가루에 생강을 갈아넣어 반죽한 다음 엷게 밀어 네모나게 썰어 칼집을 넣고 뒤집어서 꽈배기 모양으로 만든 것을 기름에 튀겨 꿀에 집청한 과자로, 청면은 녹말을 물에 풀어 쟁반에 깔 듯이 부어 중탕하여 익힌 다음 채로 썰어 오미자국물에 띄운 것이다. 오미자물 대신 깨국물에 띄우기도 한다.

5월

떡으로는 찹쌀 반죽을 둥글게 빚어 삶아 잘 쉬지 않는 고물을 묻힌 경단이나 단오 때 해먹는 수리취를 넣어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낸 절편인 차륜병, 찹쌀 반죽을 작은 송편 모양으로 빚어 튀겨낸 주악 등이 올려진다. 과자로는 오미자편이나 제철 과일을 이용한 앵두편, 살구편, 오미자편은 오미자를 우린 물에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녹말을 물에 풀어 넣어 걸쭉하게 익혀서 굳힌 과일편으로 새큼한 맛에 색이 곱다. 보리수단은 봄철에만 해먹는 음료로 찬물에 꿀을 타서 단맛을 내고 건지로 햇보리를 삶아 띄운다.

6월

잘 쉬지 않는 깨찰편이나 상추를 넣어 버무린 상추떡, 옥수수설기 등에 과자는 섬산삼, 음료는 송화밀수나 산딸기화채, 미수(미숫가루)등을 곁들인다. 섭산삼은 더덕을 두드려 쓴맛을 우려낸 뒤 찹쌀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겨낸 것이다. 송화밀수는 생수에 꿀을 듬뿍 넣고 송홧가루를 한 술 타서 저어 먹는다. 이 송홧가루는 매우 가벼워서 물위에 뜨며 잘 섞이지 않는다.

7월

떡으로는 잘 쉬지 않는 증편이나 꿀설기, 각색편, 쇠머리떡 등이 주로 올려진다. 과자로는 도라지, 연근, 박, 무, 인삼, 사과, 산사 등을 꿀이나 물엿을 넣고 달짝지근하게 조린 정과류를 곁들이기도 한다. 음료로는 제호탕, 오미자화채, 여름밀감화채, 미수 등이 좋다. 제호탕은 여러 한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꿀을 넣고 오랜 시간 저어가며 중탕한 다음 백자 항아리에 담아 두고 찬물에 한 숟가락씩 타서 마시는 여름철의 건강 음료이다. 궁중에서는 단오 때 임금이 신하에게 부채를 하사하고 궁중의 내의원에서는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께 진상하였는데, 임금은 이 제호탕을 나이 일흔이 넘은 정이품 문관이 모이는 기로소(耆老所)에 하사했다고 한다.

8월

개성주악이나 계강과 등의 떡에 밀쌈과 갖가지 과일 화채 등을 곁들이는데 주로 수박이나 복숭아, 매실 등 제철 과일을 이용한 화채 등을 많이 올린다. 밀쌈은 오이, 고기, 버섯 등을 가늘게 채썰어 볶아서 얇게 부친 밀전병에 싸서 먹는데 여름 다과상에도 잘 어울린다. 이때쯤 햇밀이 나올 때라 밀가루로 만든 밀쌈, 전병, 상화 등을 해먹는다. 수박화채는 수박을 즙을 내어 그 위에 수박 조각을 띄워서 낸다.

9월

추석이 있는 9월엔 주로 햇곡으로 만든 송편이 올려지고 꽃송편이나 신과병, 토란병 등도 많이 올려진다. 이에 곁들여지는 과자로는 삼색란이나 만두과, 음료로는 곡차나 국화차가 알맞다. 삼색란은 율란, 조란, 생란을 한 데 담은 것으로 율란은 삶은 밤의 껍질을 벗겨서 체에 내려서 꿀로 버무려 밤톨처럼 빚은 과자다. 예전에는 황률가루를 꿀에 개어 빚기도 했으나 생밤으로 만드는 것이 더 쉽다. 조란은 대추를 씨를 발라 곱게 다져 찐 다음 계핏가루를 섞어 대추 모양으로 빚은 뒤 잣가루에 굴린 것이고, 생란은 생강을 곱게 다져 즙을 짜낸 다음 건지를 꿀이나 조청에 조려 다시 생각 모양으로 빚어 잣가루를 묻힌 것이다. 곡차는 콩, 옥수수, 보리 등을 볶아 함께 끓인 차로 우리가 늘 마실 수 있는 구수한 음료이다.

10월

떡으로는 밤, 대추, 석이, 쑥 등으로 조그맣게 만든 궁중의 웃기떡인 단자류나 햇녹두를 갈아 단팥소를 넣어 둥글게 기름에 지진 빙자병, 멥쌀에 단 무를 넣고 붉은팥고물로 푸짐하게 만든 무시루떡, 노랗고 작은 국화꽃을 차전병에 붙여지진 국화전 등이 주로 돌려진다. 여기에 다식이나 백자편, 녹차나 봉수탕 등을 다과로 곁들인다. 다식은 곡식가루나 한약재, 꽃가루 따위를 꿀로 반죽하여 덩어리를 만들어 다식판에 넣어 여러 모양으로 박아낸 것으로 깨다식, 콩다식, 진말다식, 강분다식, 승검초다식, 용안육다식, 송화다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11월

가을에 풍성한 여러 가지 과실을 이용한 떡이나 과자가 주로 올려지는데 떡은 물호박떡, 대추인절미, 석탄병, 밤단자, 잡과병, 은행단자, 율고 등을 많이 올리고, 여기에 약과나 대추징조나 밤초, 대추초, 모과편 등을 함께 곁들인다. 음료는 식혜나 오과차, 모과차, 녹차, 유자화채 등이 알맞다. 유자화채는 유자껍질을 곱게 채썰고 배 썬 것을 듬뿍 넣어 달게 만든 향이 좋은 음료이다. 대추징조는 경상도식 대추초의 한가지로 조청과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참깨를 섞어 버무린 다음 대추를 하나 하나 떼어 식힌 것이다.

12월

두텁떡이나 유자단자, 혼돈병 등을 주로 올리고 여기에 빙사과나 곶감쌈, 호두강정 등을 곁들인다. 음료는 배숙이나 모과차, 식혜 등이 좋다. 빙사과는 유과를 만들고 남은 것을 썰어 말려서 튀긴 다음 엿을 섞어서 굳힌 후 네모반듯하게 썬 것으로 여러 가지 색의 물을 들여 만들기도 한다. 배숙은 조각낸 배에 통후추를 박아 생강물에 끓인 음료로 배수정과라고도 하며 향설고라 하여 작은 배를 통째로 후추를 박아 끓이는 것도 있다.